아리의 공격으로 인해 길을 막는 몬스터들은 보이지 않았다.

실버를 타고 산책로를 따라 빠른 속도로 정상으로 향했다.

공원의 상태는 오크들의 만행으로 엉망이 되어있다.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탑이’라는 안내문이 적힌 뾰족한 삼각형이 솟아있는 조형물은 해골을 굴비처럼 엮어놓은 밧줄이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처럼 둘둘 말려있고 그 가운데 타다만 모닥불의 잔해가 놓여있다.

팔각정이라 불리는 2층의 정자는 밧줄에 감긴 뼈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오크들이 사용하는 문자인지 피로 쓴 문자와 마법진처럼 보이는 다양한 낙서가 그려져 있다.

호국 기념탑도 마찬가지로 낙서로 가득하고 인간 형태의 동상은 머리가 잘리고 대신 썩어 문드러진 웨어 울프의 머리가 얹혀있다.

산책로의 나무들은 잘려 대부분 그루터기만 남아있고, 사방에는 오크들의 배설물과 잡동사니가 뒤섞여 악취로 가득하다.

정말 생긴 것처럼 돼지우리가 따로 없다는 생각을 하며 올라가는 중 공원의 꼭대기에서 소란스럽다.

둥! 둥! 둥!

마치 무슨 의식이라도 벌어지는 북소리가 들려왔다.

“쿠워! 쿠워! 쿠워!”

e스포츠토토 맞춰 오크들이 입을 맞춰 함성을 지른다.

아직도 오크들의 숫자가 많이 남아있는지 소리가 웅장하기까지 하다.